노을만큼 사람을 끌어당기는 자연이 또 있을까.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자연현상이라는 노을. 온갖 빛으로 물들어가는 석양의 노을빛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형언할 수 없는 빛으로 물들인다. 여자만 바닷가 모래밭에 앉아 검푸른 바다가 황금빛에서부터 서서히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찬란한 광경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노을을 생각할 때마다 숨 막히도록 뛰어오르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느낄 것이다.
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가장 강렬했던 한 낮의 태양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자연의 순리를 바라보며 하루 동안의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하기 때문이다.
여자만 갯벌의 노을은 바다에서 보는 노을과는 또 다른 느낌을 선물한다. 물이 빠진 갯벌과 그 위로 느껴지는 바다의 쓸쓸함. 어촌의 작고 소박한 마을의 지붕과 다시 그 위에 붉게 드리워지는 노을은 따뜻함에 애잔함까지 섞여 노을의 붉은 빛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자연과 사람이 숨 쉬는 곳, '여자만'은 순천, 여수, 보성, 벌교를 이어주는 큰 바다이다. 갯벌 위로 드리워진 노을을 따라 모래 위를 길게 걷는다. 모래도 사람도 바람도 모두 붉게 물들어가며 한 몸이 되어간다. 가장 순수한 자연의 상태로 돌아가는 시간이 이곳에서는 노을과 함께 충분히 가능하다.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즐비하다. 제각각 특성을 지니고 있어 바라만 보아도 아름다운 외관이 노을 속에서 더 아름다운 풍경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앉아서 풍경으로 해안도로에서 느껴지는 바다냄새와 바다냄새 물씬한 바람, 한없이 물들어가는 붉은 노을의 경관이 환상적이다.
여자만(汝自灣)은 동쪽의 여수반도와 서쪽의 고흥반도에 둘러싸인 바다로 드넓은 갯벌과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을 자랑한다. 순천만으로 더 잘 알려진 그 바다를 여수사람들은 굳이 여자만으로 부른다. 바다 한가운데에 여자도(汝自島)로 불리는 외딴섬이 있기 때문이다.
여자만은 해안선을 따라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박혀 지루함을 덜어주고, 남도의 갯벌 위로 맞이하는 낙조의 아름다움을 가장 아름다운 색조로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붉게 물들어 가는 저녁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가을이면 여자만 해넘이 축제도 열린다. 하늘과 갯벌을 붉게 채색한 해가 여자만 너머 고흥반도로 지면서 연출하는 황홀한 낙조는 여자만의 해넘이를 감상하는 최고의 포인트로 각광받고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곳곳에 해수욕장이 줄을 이어 있고 주변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찻집을 겸한 레스토랑이 많아 가족 단위의 드라이브 코스나 피서지로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