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 그대로라면, 성긴 수제비에 적당히 들어간 들께가루가 너무 고소해서 배가 불러도 먹을 수밖에 없다면 사람들은 어떤 맛을 상상할까.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 민족만이 먹는 들깨기름의 고소함은 이루 설명할 수 없지만, 가루로 만들어 먹는 그 맛 역시 달리 설명이 필요가 없다. 들깨는 쌍떡잎식물인 한 해 살이 풀로 통일신라시대부터 들깨를 재배한 기록이 있으며, 예부터 약용과 식용, 그리고 구황식품으로 널리 대접을 받았던 우리와 매우 가까운 먹을거리이다.
지금도 역시 어디를 가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먹을거리이며 횟집과 고깃집, 각종 탕뿐 아니라 보이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로 항상 음식과 함께 나올 정도로 들깻잎과 들깨가루, 들깨기름은 한국인에게 특별한 건강식품이다.
외지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여수의 식당 중 하나가 동백회관이다. 여수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오동도 초입에 있으며, 해물 한정식으로 소문난 이곳의 바로 앞에는 박람회장이 있다.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회 한정식 전문점이다. 두툼한 회의 쫄깃한 맛과 대통 밥이 동백꽃만큼이나 인상적이며 50여 가지 풀코스로 나오는 해물회 한정식이 유명하다. 여수항에서 직송하는 제철 횟감과 싱싱한 해산물만 사용하며 솔잎차로 입안을 헹군 후 차가운 음식과 따뜻한 음식을 순차적으로 맛볼 수 있어 미식가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이 집의 요리는 해물 한정식 단 한 가지. 갖가지 해산물이 순차적으로 나오는데 그 맛이 전부 다르다. 맛이 깊으면서도 탁하지 않고 입게 착 감기는 감치 맛이 전라도 음식의 본 맛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이 집은 차가운 음식에서 시작해 차츰 더운 음식들이 나오다가 마지막에 가벼운 한식으로 마무리된다. 시원한 조갯국과 구수한 된장국, 복어, 게 튀김, 복어죽 등이 끝도 없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나무 안에 찹쌀과 대추 밤 등을 넣고 쪄낸 대통 밥과 된장국이 마무리 음식으로 미각을 돋운다.